【속도가 빠른도시】

【속도가 빠른도시】

브레이크가 없는 도시는 달립니다 아침이 오기 전에 저녁의 법이 세워지고 법이 마르기도 전에 벽에는 눈이 돋습니다.

전봇대마다 눈이 열립니다 깜빡이지 않는 눈, 잠들지 않는 눈 골목은 붉은 사이렌 소리를 뒤집어쓰고 가로등은 밤새 우리를 읽어 내려갑니다

빠르다, 참 빠릅니다 숙성되지 않은 밥처럼, 설익은 과일처럼 씹을수록 목에 걸리는 그 빠름을 사람들은 유능이라 부릅니다 참 잘하십니다, 참으로 잘하십니다

가장 환한 거리에서 가장 짙은 그늘이 자라고 가장 촘촘한 그물 속에서 가장 자유롭다 말합니다 누가 그 그물의 이름을 안전이라 지었습니까 누가 그 눈의 이름을 보호라 불렀습니까

느린 것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멈춤은 후퇴가 아닙니다 달려간다, 아무도 묻지 않는 길로 브레이크가 없는 도시는 오늘도 달립니다